장중 3%대 급락한 코스피, 자사주 매입이 하루 만에 되돌렸다
오늘의 외국인 매매동향
| 종목 | 외국인 순매매(주) | 외국인 보유율 |
|---|---|---|
| 카카오 | +102,298 | 29.07% |
| 에코프로 | +89,595 | 19.39% |
| 에코프로비엠 | +11,204 | 14.84% |
| LG에너지솔루션 | +8,692 | 5.5% |
| 삼성바이오로직스 | +4,960 | 13.14% |
| 레인보우로보틱스 | +2,688 | 5.55% |
| 네이버 | -729 | 35.96% |
| 삼성전자 | -2,293 | 46.72% |
| 알테오젠 | -118,301 | 15.55% |
| SK하이닉스 | -211,935 | 50.55% |
개장 6분 만에 3%대 급락, 마감엔 강보합 반전
지난 28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에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한 여파가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47% 급락했고 전날 호실적에 힘입어 급등했던 엔비디아도 4.6% 하락했다. 국채 시장도 즉각 반응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장중 4.35%까지 뛰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도 4.72%로 올랐다.
이 여파가 월요일 개장과 함께 서울로 곧장 옮겨왔다. 지수는 개장 6분 만에 241.12포인트(3.55%) 내린 6547.76까지 미끄러진 뒤 반등, 장 후반 상승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장 직후 나란히 3%대 낙폭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지만, 장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결국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6% 오른 6820.02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반대로 0.49% 내린 834.29에 마감해 두 지수의 명암이 갈렸다.
삼성전자 15조원, SK하이닉스 40조원 — 숫자로 만든 방파제
코스피가 급락분을 되돌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주식보상을 위해 8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입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도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공시한 자사주 취득 예정금액은 합산 약 55조원으로, 28일까지 체결액을 제외하면 남은 매입 예정액은 약 44조7223억원에 달한다.
이날은 두 회사가 각각 200만주, 65만주 매입을 예고한 날이기도 했다. 개장 전 200만주·65만주 매입을 각각 예고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장중 분할매수로 증시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기관이 순매도 폭을 줄이면서 지수가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변경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31일 종가에서 맞붙었다. MSCI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국지수 정기변경을 실시했고, 변경된 지수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LG이노텍이 MSCI 한국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두 개의 대형 수급 이벤트가 종가 동시호가에 맞물리면서 기타법인이 누적 1조543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기관(9096억원)·외국인(4435억원)·개인(1917억원)의 동반 순매도를 상쇄하는 양상이 만들어졌다.
코스닥은 바이오 약세, 2차전지·플랫폼은 엇갈린 하루
코스닥이 힘을 못 쓴 배경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반적인 조정이 있었다. 알테오젠은 3.91% 하락했는데, 동일 업종 등락률이 -4.74%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업종 약세 속에서 알테오젠 또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8월 중순 이후 이어진 차익 실현 흐름 속에서 대장주의 낙폭이 유독 두드러진 하루였다.
반면 2차전지 대형주는 같은 위험 회피 분위기 속에서도 방향이 달랐다. LG에너지솔루션(+2.16%), 에코프로(+1.22%), 에코프로비엠(+2.2%)이 나란히 상승 마감했고, 수급 데이터를 보면 이들 종목에는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반면 기관은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2.15%)와 레인보우로보틱스(+0.99%)도 강보합권을 지켰다. 반대로 네이버(-1.59%)와 카카오(-0.81%)는 나란히 하락했는데, 카카오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음에도 기관의 매도 물량을 이기지 못했고 네이버는 외국인·기관이 동시에 자금을 뺐다.
반도체·2차전지는 반등, 바이오·플랫폼은 조정
자사주 매입이라는 확실한 매수 주체가 있었던 반도체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2차전지는 장 초반 급락분을 되돌리며 강세로 마감했다. 반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인 바이오와 기관 매도가 집중된 인터넷 플랫폼은 지수 반등의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엔솔은 상승 마감, 네이버·카카오·알테오젠은 하락 마감
삼성전자(+1.17%)와 SK하이닉스(+1.27%)는 장 초반 3%대 급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2.16%)과 에코프로(+1.22%), 삼성바이오로직스(+2.15%)도 외국인 매수세 속에 강세로 마감했다. 반면 네이버(-1.59%)와 카카오(-0.81%)는 기관 매도 물량에 눌렸고, 알테오젠(-3.91%)은 업종 전반의 약세 속에 낙폭을 키웠다.
브로드컴 실적과 미국 고용, 다음 파도를 예고한다
미국 금리가 널뛰며 매도심리를 잇따라 자극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공개를 앞둔 브로드컴 실적과 미 고용지표가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바클레이즈는 이미 워시 의장이 잭슨홀에서 행한 연설이 상당히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며 9월과 12월에 각각 25bp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한 상태여서, 다음 달 FOMC를 앞두고 매 지표 발표마다 시장의 반응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이 수급이 앞으로도 코스피의 하방을 계속 지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코스피 창 밖에서 있었던 이야기들
워시 의장의 잭슨홀, 시장이 읽은 매파 시그널
사진: Joshua Woroniecki / Unsplash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 28일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내놓은 발언이 이번 주 글로벌 증시 전반을 흔든 진원지가 됐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더라도 이 지표들은 모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돌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기저 인플레이션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속도도 이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를 취임 후 가장 뚜렷한 매파적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연설 직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장중 4.35%까지 뛰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4.72%로 올랐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FOMC 동결 확률은 전날 64.6%에서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바클레이즈는 한발 더 나아가 워시 의장의 연설이 상당히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며 9월과 12월에 각각 25bp씩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인하가 아니라 인상 가능성이 논의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그동안 저금리를 전제로 랠리를 이어온 성장주·반도체 업종 투자자들에게는 셈법이 복잡해진 한 주였다.
국민연금,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률을 넘어섰다
사진: Rihards Sergis / Unsplash
국내 증시 급등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는 국민연금이었다. 6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1866조 원, 상반기 잠정운용수익률은 27.22%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18.82%가 기금 설치 이후 역대 최고치였는데, 올해는 불과 6개월 만에 이를 넘어섰다.
성과를 이끈 건 단연 국내 주식이었다. 국내주식 수익률이 107.37%를 기록하며 전체 성과를 압도적으로 견인했다. 해외주식 역시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과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17.81%의 수익률을 거뒀고, 대체투자는 9.60%, 해외채권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9.22%의 수익을 냈다. 다만 국내 채권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으로 -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수익률은 6월 말 기준 스냅샷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기금 자산 평가액은 6월 말 1865조원으로 지난해 말 1458조원보다 407조원 늘었지만, 6월 말 이후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기금 평가액이 다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시 비중이 커진 만큼, 앞으로의 지수 흐름이 국민연금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 국내주식 | 107.37% |
| 해외주식 | 17.81% |
| 해외채권 | 9.22% |
| 대체투자 | 9.60% |
| 국내채권 | -3.00% |
삼성전자·SK하이닉스, 55조원 자사주 매입의 속도
이번 주 코스피 수급을 이해하려면 두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 일정을 먼저 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주식보상을 위해 8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15조원 규모, SK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두 회사를 합치면 공시된 자사주 취득 예정금액은 합산 약 55조원에 이른다. 공시상 하루 주문 한도는 삼성전자 732만1653주, SK하이닉스 240만7000주이지만, 실제 하루 평균 체결량은 각각 196만주와 65만주로 주문 한도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매입 여력이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28일까지 체결액을 제외하면 남은 매입 예정액은 약 44조7223억원에 달한다. 매입 기간이 11월까지 남아 있는 만큼, 이 수급이 앞으로 몇 달간 코스피 대형주의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계속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 삼성전자 | 약 15조원 (8/24~11/21) |
| SK하이닉스 | 약 40조원 (8/20~11/19, 전량 소각) |
| 합산 규모 | 약 55조원 |
| 잔여 매입 예정액 | 약 44조7223억원(8/28 기준) |
자사주 매입과 겹친 MSCI 한국지수 정기변경
사진: Jakub Żerdzicki / Unsplash
공교롭게도 이번 자사주 매입 랠리와 정확히 같은 날, 또 다른 대형 수급 이벤트가 종가에 몰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변경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31일 종가에서 맞붙었다.
MSCI는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국지수 정기변경을 실시했으며, 변경된 지수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입장에서는 편입·편출 비중 조정 주문을 이 종가 단일가매매에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LG이노텍이 MSCI 한국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결과적으로 이날 종가 동시호가에는 패시브 자금의 리밸런싱 주문과 두 반도체 대형주의 자사주 매수 주문이 동시에 몰리면서, 장중 변동성을 키우는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신규 편입 | LG이노텍 |
| 리밸런싱 기준일 | 8월 31일 종가 |
| 적용 시점 | 9월 1일부터 |
다음 관문은 브로드컴 실적과 미국 고용지표
사진: Umberto / Unsplash
워시 의장의 매파적 메시지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다음 이벤트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금리가 널뛰며 매도심리를 잇따라 자극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공개를 앞둔 브로드컴 실적과 미 고용지표가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브로드컴은 AI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반도체(ASIC)와 네트워킹 칩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기업으로 꼽혀 왔다. 이번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세가 확인되는지 여부에 따라, 최근 며칠간 흔들린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가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가 갈릴 전망이다.
뒤이어 발표될 미국 8월 고용보고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워시 의장이 잭슨홀에서 물가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만큼,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브로드컴 실적 발표 | 이번 주 예정 |
| 미국 8월 고용보고서 | 이번 주 예정 |
| FOMC 정례회의 | 9월 15~16일 |
다음 주 주목할 일정
브로드컴 실적 발표
AI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 가늠자
미국 8월 고용보고서
워시 의장 매파 발언 이후 첫 주요 고용 지표
FOMC 정례회의
9월 금리 인상 여부 결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종료
각각 11/21, 11/19까지 매입 예정
지수보다 수급이 말해준 하루
오늘 코스피의 그래프만 놓고 보면 그저 소폭 상승한 평범한 하루처럼 보이지만, 실제 장중 흐름은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개장과 동시에 3%대 넘게 폭락했다가 마감 무렵 플러스로 돌아선 이례적인 하루였고, 그 반전의 주역은 거시 지표가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만든 금리 충격이라는 하향 압력을, 55조원 규모의 기업 차원 매수라는 상향 압력이 정면으로 맞받아친 셈이다.
그 이면에서는 또 다른 흐름도 감지됐다. 바이오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 2차전지에는 외국인 자금이 몰렸고, 플랫폼 대형주는 기관 매도에 발목을 잡혔다. 지수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여러 겹의 수급이 동시에 움직인 하루였던 셈이다. 결국 이번 한 주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해졌다. 매파적으로 변한 연준의 메시지와, 그에 맞서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두 힘의 줄다리기가 브로드컴 실적과 미국 고용지표라는 다음 관문에서도 이어질지 지켜볼 시점이다.

